OnroadZone WebMagazine - HONDA CB400SF Hyper V-TEC Spec.I NC39- 2005/02/21

글 - 좋아보여(ohholat@empas.com)

사진 - 좋아보여(ohholat@empas.com)

편집 - 파워라이더(powerrider@onroadzone.com)

가제 :: 밸브 터뜨리는 맛을 알아?

2종소형을 갓 딴 사람들이나 대배기량에 처음 입문 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추천 바이크는 250~400cc 배기량을 가진 차량들이다. 중고로 구입 시 가격적인 메리트가 높으며 가벼운 차체 및 만만한(?) 성능을 지녔기 때문이라 본다. 필자도 처음 2종 소형을 따고 어떤 기종을 살까? 하고 반문 중, 우연히 CB 라는 이름을 지닌 녀석을 대면하게 된다.

CB, Club 의 'C' 와 Club Man Race 에서 따온 'B' 가 합쳐져 'CB' 라는 이름을 달게된 놈을 만난 건 2004년 늦가을.. 지인을 통해 00년식 BLUE HYPER V-TEC SPEC 1(이름 한번 길다..ㅡ.ㅡ;) 을 소유하게 되었다. 일명 '브이텍(VTEC =Variable Valve Timing＆Lift Electronic Control System)' 으로 명칭되는 이 놈은 이전에 탔던 CB Ver.S 와는 분명 다른 컨셉이다. 즉, 가정용 콘솔게임기인 PS(플레이스테이션)의 게임타이틀 세계에서 유명한 '코나미:위닝시리즈' 마케팅을 생각하면 오산이다. 쉽게 말하면 혼다는 코나미처럼 '우려먹기'를 하지 않았다. 그럼 브이텍(00 년식 스펙 1을 기준)이 어떤 놈인가에 대해 기존 모델과 비교를 통해 알아보자.

<외형적 변화>

우선, V-TEC은 99년 이후 등장한 SPEC1 을 기점으로 기존 CB 와 외형적인 차별화를 두었다. 총중량 및 베이스 길이는 기존 CB 에 비해 컴팩트화 되었고, 성능에 알맞게 타이어 규격도 변화했다. 일례로 CB 프론트 타이어(순정기준)는 110/70/17 에서 120/60/17, 리어타이어(순정기준)는 140/70/17 에서 160/60/17 로 변화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디지털 계기반을 도입해 기존에 있었던 RESERVE(비상기름) 시스템을 없애버렸으며, 연료탱크 형상과 리어카울 형상도 바뀌게 되었다. 그러나 V-TEC도 스펙1, 스펙2, 스펙3 로 진화되면서 외형적인 변화를 꾀하였지만, 기존 CB 와의 차별화 만큼은 아니었다.

<가변밸브 :: 오오오옹~! 뿌아아앙~!>

필자가 탄 브이텍은 흡기와 배기 계통을 손을 본 상태였다. 전체적으로 순정 브이텍과는 차이가 있다라는 점을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브이텍 특성에 대해 들어가보자.  

먼저, 브이텍 오너들에게 '가장 맘에 드는 점은 무엇인가?' 라고 묻는다면, 십중팔구 '밸브 터뜨리는 맛으로 탄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6,750 RPM(스펙1) 을 기점으로 2밸브 였던 것이 4밸브로 변환되어 라이딩 하는 맛을 즐겁게 하고 있다. 즉, 이 가변밸브는 브이텍의 요체이자 심장이다. 이 시스템이 없다면 기존 CB 들과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다. 그만큼 이 특성 하나가 기존 CB와 컨셉이 완전 다른 바이크로 인식되게끔 만들게 한다. 그러나 가변밸브가 터진다고 해서, 야마하 V-MAX 처럼 부스터가 터지거나 'NOS' 처럼 고개가 제껴질 만큼의 큰 출력 변화가 있는건 아니다. 단지, 개인적인 느낌으로 사일렌서를 통해 나오는 배기 소리의 변화가 인상적일 뿐이다. 소제목 처럼 사일렌서를 바꾸면 들릴 수 있는 소리이다. 기존 CB 와 비교해 보면 확실히 저속 영역에서 힘이 있어보인다. Ver.S 와 비교시 각 단에서 치고나가는 맛과 RPM variation은 분명 차이가 있다. 실제로, 최고속을 측정했을 때 브이텍 순정이 6단 7000 RPM 부터 가속을 시작해도 무난하게 180KM 가 꺽이는 걸 보면 가변밸브의 효능은 있는셈이다. 또한 각 단수에서 나타나는 가변밸브의 특성으로 인해 최적의 주행을 나름대로 설정할 수 있겠다. 밸브를 터뜨리는 맛에 재미들린 오너는 연비에 대해 좌절하게 될것이며, 그렇지 않은 오너는 주머니에 꽁돈을 유지하게 될 것이다. 그 만큼 브이텍은 기존 CB 에 RPM 영역에서 민감함을  나타내는 바이크이며 이 점에서 연비만 고려하지 않는다면 최대의 장점이 될 수 있겠다.

<브레이킹 파트 및 성능>

96년 11월에 등장한 후기형 VER.S 는 브렘보 캘리퍼를 장착한 모델이었다. CB 의 캘리퍼는 단동식 2포트 캘리퍼가 VER.R 까지 채택된 이래로 그후  금장 니신 복동식 4포트로 바뀌면서 잠깐 브렘보로 외도를 하였다.

그러나 V-TEC 등장후 다시 복동식 4포트 금장 니신(Nissin) 으로 복귀를 하였고, 디스크 로터 또한 기존 CB 것을 사용하게 되었다. 단, 스펙 1, 2 의 경우 리어캘리퍼 위치가 아랫쪽으로 마운팅 되었으며, 스펙 3는 윗쪽으로 마운팅 되었다. (우측 사진은 SPEC 3 의 브레이크 시스템)

필자가 경험한 V-TEC 의 브레이킹 성능은, '무난하다, 그리고 대체로 양호하다' 라는 느낌이 들었다. 혼자 라이딩을 하는 경우 브레이킹에 만족감을 느끼지만, 탠덤시 쭈욱 밀리는 느낌은 지울수가 없었다. 전체적으로 만족감을 나타내는 수준이지만, 그래도 BMW의 ABS 시스템을 겪고 난다면, 아쉬움이 많이 들 것이다. 이는 V-TEC 브레이킹 시스템이 최고와 견주었을때의 말이지, 볼품없다고는 말 할수 없는 입장이다. 400 CC 급에서 이 정도면 충분하리라 본다. 아쉬운 부분은 타이어 교환과 브레이크 패드 및 액 교환만으로 커버될 수 있는 부분이다.

<서스펜션>

V-TEC은 동사 다른 바이크 처럼 차고조절이 아닌 압조절 방식만 쓰고 있다. 프론트의 경우 SHOWA 제 정립포크를 쓰며, 리어써스 또한 SHOWA 제 이다. 타사 동급 XJR 에서 올린즈가 리어에 들어간다는 것을 비교해보면 조금은 서글퍼진다. 그러나 필자는 실제로 타보면 어느게 올린즈 특성이고 어느게 SHOWA 제 제품인지 구별하기 힘들었다. 그 만큼 두 바이크에 대한 기본적인 댐핑 능력은 비슷하게 느껴졌다. 또한 기존 CB 와 V-TEC 에 대한 서스펜션 성능 변화는 거의 없다. 단지 스티커 차이와 조절 레버 차이만 있을 뿐..

<연비>

기존 CB와 탱크 용량은 변함없이 18L 이다. 탱크 형상이 변하고 좀 더 크기가 커졌지만, 용량은 그대로 18L 이다. 제원상의 혼다 공식 수치로는 연료 소비효율을 6.6%향상. (60km/h정지 주행 테스트치 :: 종전 모델,34.7km/L→37.0km/L) 이다. 그러나 대부분 V-TEC 오너들은 이 수치가 일명 '뻥' 인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CB 동호회 회원분들의 평균적 수치는 가변밸브 미적용 시 (시내주행: 18~20KM, 시외주행:20~23KM), 그리고 가변밸브 적용시(시내주행: 15~17KM, 시외주행:19~22KM) 정도이다. 연료효율 6.6% 향상이라는 말에 '혹' 한다면 좌절모드로 들어갈 수 있다. 가변밸브가 주는 장점이자 단점이다.

<정비성>

한마디로, 기존 CB에 비해 정비하기가 까탈스럽다. 플러그 교환 및 에어필터 교환시 정비성의 편리는 없다. 그러나 R 차나 F 차 그리고 스쿠터와 같은 카울로 덮혀있는 바이크 보다야 정비하기 쉽지 않은가? 말그대로 Naked 처럼 정비 편리성은 최고이다. 다만, 기존 CB에서 역행하는 정비성은 좀 아쉬운 대목이다. 특히 플러그 교환을 할때는 협소한 공간때문에 가끔가다 인내심이 필요로 할때가 있다.

<전기 장치류>

항시 '라이트 온' 으로 따로 on/off 스위치가 없다. 따로 스위치 작업을 하든가, 아님 하향 HID 를 달아 상향등 버튼으로 OFF를 하는 수 밖에 없다. 헤드라이트는 클리어가 아닌 스모크 타입이라 좀 어둡다. 이 개선사항은 스펙3 부터 클리어렌즈 채택으로 보완되었고, 기존 CB 나 브이텍 오너는 HID를 선택하거나 아니면 코멧250/650 용을 장착하여서 이 점을 보완할 수 있다.

리어테일 커버의 경우 여타 다른 바이크보다 멋진 디자인이다. 시승차량은 클리어형상에 물결무늬를 채택해 '스포티'해 보인다. 다른 사람에게 있어서 사소한 것이라고 생각할지라도 필자에게 가장 맘에 드는 부분 중 하나이다. 처음에 봤을 때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로봇 처럼 보였으니 말이다.그만큼 개성이 있고 강렬하다.

윙커는 기존 CB 에 비해 크기가 커졌다. 이는 X-11, X-4, HORNET 600, CB1300(구형)과 호환되며 시인성이 좀 더 좋아졌다. 그러나 스펙 3로 오면서 다시 날렵해지고 작아졌다.

계기반의 경우, 스펙1 부터 디지털을 채택하기 시작해 현재 스펙3까지 디지털을 쓰고 있다. 스펙1의 경우 가운데 LCD 를 통해 연료잔량, 구간거리, 총 적산거리, 그리고 시계를 볼 수 있다. 특히 가장 맘에 드는 점은 시계이다. 시계의 효율성을 아시는 분이 많아 공감을 많이 하실듯 하다.

<주행성능>

시내: 우리나라 지형엔 딱 600CC 라는 말을 자주 들어봤을 터이다. 이는 시내주행 및 시외주행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그렇다는 얘기다. 400 CC 를 놓고 따져본다면, 이 이야기도 제법 설득력이 강하다. 물론 스쿠터의 편리성에 비해 비교할 바가 아니지만, V-TEC 400 의 경우, 한마디로 '딱'이다. 수많은 용역 바이크 중에 인기를 차지하고 있는 'CB' 가 많을 것을 보면 금새 알 수 있다. 특히 V-TEC 의 경우 가변밸브 채택으로 시내 주행시 RPM 영역대를 보다 즐길 수 있어 재미가 2배이다. 차체의 무난한 무게감(168kg)과 적당한 토크로 시내 주행은 생각보다 편하다. 또한 시트고는 필자(178)에게 정차시 두발이 땅에 완전 닿을 수 있을 만큼 좋다. 넓은 핸들 반경과 부담스럽지 않은 무게로 시내 주행은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겠다.

시외: 시외로 나가보면 배기량의 아쉬움은 있다. 사실 미들급, 리터급, 오버 리터급에서 보이는 여유로운 주행은 스피드를 즐기는 오너에게 있어 답답한 면도 있을 법하다. 그러나 분명 400 CC 라는 것을 감안해본다면 V-TEC은 무리없이 최고성능을 보여주기에는 한치의 오차도 없다. 또한 정확히 6750 RPM 에서 변경되는 가변밸브는 라이더에게 있어 배기음의 미학을 준다. 사일렌서를 통해 뿜어져 나오는 배기음 변화는 분명 V-TEC 오너에게 카타르시스를 줄 만큼 매력적이다. 그러나 이런 매력을 느낄려면 조건이 있다. 조건은 단 하나!!, 사일렌서를 바꾸면 그만이다.

와인딩 코스: 이 바이크는 네이키드다. R 차와 컨셉이 다른 네이키드다. 모든 바이크는 그만의 컨셉이 있듯이, 그 컨셉을 즐기면 그게 가장 좋은 바이크다. 물론, 네이키드로 코너를 타지말라는 법이 아니다. 약간의 코너 맛만 즐긴다면 그게 더 아쉬운게 아닌가? 네이키드로, 아니 V-tec 으로 충분히 뱅킹센서 긁어가며 타는 오너들도 많다. 또한 리터급이나 오버리터급 과는 다른 레드존을 쳐가며 와인딩을 즐길 수 있는 아기자기한 맛도 있다. 그러나 주의해야할 점은 핸들이 생각보다 가볍다는 점과 와인딩 시적절히 가변밸브를 조절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점만 주의하고 탄다면, 네이키드가 가지고 있는 올라운드 플레이어 기질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

Hyper V-tec System. 분명 Honda 는 바이크에 이 시스템을 적용하기 앞서 자회사 차량에게 시험적으로 도입을 해 크게 성공을 거둔다. 혼다 S2000 의 후드를 열면 엔진 케이스 위에 빨갛고 선명하게 박힌 V-TEC 이니셜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이니셜 하나로 수많은 브이텍 매니아를 생성하게했던 혼다에게 그저 고마울 뿐이다. 바이크 세계에도 가변밸브 시스템을 적용해 새로운 주행을 할 수 있도록 라이더에게도 기회를 제공해줬으니 말이다.

'V-tec' 엠블럼이 박힌 키를 가지고 오늘도 혼자 중얼거린다.. "니들이 밸브 터뜨리는 맛을 알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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