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50

 

[시승기] aprilia RS50

RS50 을 평가하라고 하면 정확하게 2가지의 평가가 나올것이다.

'정말 재미있는 바이크다!' 혹은 '짜증난다... 그걸 왜타냐' 이런식으로 말이다.

국내에는 RS50 의 예쁜 디자인에 반해서

RS50 의 특성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무작정 구입하는 라이더가 많은데,

이때문에 한번 구입후 엄청난 실망을 하게 돼어서 욕하는 라이더가 많다.

RS50 은 2스트로크 저배기량의 독특한 재미를 위해서 타는

100% 취미의 도구이며, 단 1%의 실용성도 고려하지 않은 바이크이다.

2스트로크의 특성상, 저 rpm 영역에서 힘이 없으며

더군다나 RS50 은 50cc 도 되지 않는 배기량이라서 저속에선 정말 느리다.

이런 엔진 특성을 라이더에 따라서 '짜증난다' 로 생각할수도 있고,

'정말 재미있다' 라 생각할수도 있는것이다.

본격적인 시승기에 앞서서, RS50 을 디자인에 반해서 구입할 생각이라면

구입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고 얘기하고 싶다.

그럼 본격적인 시승기에 들어가보자,

우선 필자가 시승한 모델은 97년식이지만, 엔진 상태는 매우 좋았다.

겉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예쁘다' 라는 말로밖엔 표현할 길이 없다.

50cc 이지만 균형잡힌 몸매를 하고 있는데, 사이즈가 작아서 그런지

귀엽다라는 생각도 든다.

바이크에 앉아서 포지션을 잡아보면 아담한 차체가 너무 가볍다는 것을

가장 먼저 느낄수 있으며, 비록 50이지만 포지션은 상당히 날카로운 자세이다.

하지만 가볍기 때문에 위화감은 전혀 없다.

필자가 바이크에 앉으면 가장 먼저해보는것이 제자리에서 좌우로 흔들어 보는것인데,

RS50 은 너무 가벼워서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내 몸 흔드는것 처럼 흔들수가 있다.

키를 꼽고 시동을 걸면, 49cc 단기통 2스트로크 엔진은 '토로로로롱' 하는 귀여운

배기음을 내면서 잠에서 깨어난다.

'토로로로롱' 하는 49cc 2스트로크 엔진의 아이들 소리는 '과연 잘달려 줄까?'

하는 의심을 가지게 하지만, 쓰로틀 그립을 비틀어 스내칭 해보면

타코미터의 바늘이 순식간에 레드존까지 올라가는 것을 볼수 있다.

시동을 걸고 계기반을 처다보고 있으면, 전형적인 레플리카의 계기반 디자인을

하고 있는것에 감탄을 하게 된다.

가운데는 매우큰 타코미터가 자리잡고 있으며, 그 왼쪽에는 타코미터보다 작은

스피드미터가 달려 있다.

그리고 타코미터의 오른쪽에는 수냉엔진답게 수온계가 자리잡고 있다.

계기반을 살피는 사이, 수온계의 바늘이 조금씩 고온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이제 어느정도 달구어 졌으니(?) 시승을 해볼 차례이다.

클러치를 잡고 기어를 1단에 넣은후 3,000rpm 정도로 출발을 시도해보았다.

반클러치를 이용해서 출발하면 천천히 굴러가기 시작하지만 정말 느리다.

이런 상태로 시내에서 주행을 한다면 뒷차들의 클락션 세례를 받을것이다.

다시 잠깐 멈추어서 7,000rpm 정도로 반클러치를 이용해 출발을 해보았다.

바이크는 언제 그랬냐는듯이 빠른 속도로 달려나가기 사작하고,

1단에서는 순식간에 레드존까지 바늘이 치솟아 오른다.

50cc 이자만 정말 통쾌한 가속감이다.

rpm 이 고속으로 올라갔을때 배기음은 정말 매력적이다.

GP 머쉰을 방불케 하는 소리는 일부는 '스쿠터 소리같다' 라는 등 비난을 하지만

스쿠터 소리보다는 훨씬고음의 사운드이다.

어차피 2스트로크는 2스트로크를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면 느끼지 못하는 매력이니...

이렇게 쉴세없이 레드존 근처까지 올려가며 변속을 해보면

70~80km/h 까지는 빠르게 가속된다.

50cc 라는 단서를 달아놓고 평가한다면 정말 굉장한 가속이다.

8.8마력이란 출력은 제원상으로 보기에는 큰 출력은 아니지만,

2스트로크의 특성과, 6단 미션이 잘 물려서 빠른 가속을 가능케 하는것이다.

국도에서 80km/h 정도로 크루징을 할때는 6단기어를 사용하면

8,000rpm 정도를 가르킨다.

이 상태에서 쓰로틀 그립을 감아서 가속을 시작하면

105km/h 정도까지 가속이 가능한데,

타코미터의 바늘이 레드존 가까이에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라이더는 심리적으로 상당히 불안하다.

시속 100km/h 정도로 계속 주행하다보면, 엔진을 오래 쓰지 못할것이다.

국도에서는 80km/h 정도로 정속 크루징을 하는것이

바이크도, 라이더도 편안할것이다.

어차피 이녀석은, 고속 크루징용으로 만들어 진것이 아니니 말이다.

오르막길에선 직선에서 가속을 붙여놓지 않으면 고속으로 오르기 힘들다

왠만한 오르막길은 80km/h 전/후로 다 치고 올라간다.

시승도중, 앞에서 갑자기 차가 끼어드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80km/h 정도에서 급브레이킹을 한적이 있었는데.

브레이크 성능또한 상당히 만족스럽웠다.

프런트에 장착된 브렘보제 캘리퍼는 정말 50 에는 과분할 정도의

제동력을 발휘해주는데, 아쉬운점은 브레이크 성능에 비해서

프런트 포크가 너무 구경이 작은듯 하다.

급브레이킹시 프런트 포크가 휘지는 않을지 걱정이된다.

리어브레이크는 쉽사리 록 되지 않는 설정이라 안심하고 밟을수 있었지만,

프런트 브레이크의 제동력이 압도적이기 때문에,

리어브레이크는 자세를 잡아주기 위해서 살짝 밟아줄뿐

멈추기 위한, 속도를 줄이기 위한 장치라고 생각해본적은 없다.

레플리카에게는 바람직한 설정이다.

이제, 이녀석의 본격적인 주행무대인 와인딩 로드로 진입을 했다.

우선 학동몽돌해수욕장 으로 넘어가는 도로에서 코너링 성능을 시험했다.

언덕길로 되어있는 코너이기 때문에, 초보는 RS50 으로 코너를 돌기 부적합하다.

쉴세없이 기어를 변속하고 반클러치를 이용해가면서

바이크를 깊이 눕히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정신없이 변속해가면서 코너를 돌아 나오면 정말 재미있다.

헬멧안에서 미소를 지어본다.

정말 재미있다는 말로 밖에 표현할수가 없다.

오르막길로 된 코너이다 보니 레드존 근처로 계속 rpm 을 맞춰줘야 하고,

반클러치로 종종 이용해서 rpm 을 올려줘야 하는것이다.

라이더가 바이크를 조정한다는 감각이 아니다.

내 몸을 가지고 코너를 돌아나가는 기분이다.

그만큼 조작하는 재미가 좋다.

학동으로 넘어가는 코너에서는 도로사정이 그리 좋지 않아서

코너링시 가벼운 RS50 은 땜빵질한(?) 도로에서 '통통' 튀는 현상이 발생했다.

너무 가볍다 보니 일어나는 현상인것이다.

워낙 가볍다 보니 '통통' 튀어서 자세가 흐트러저도 바로 잡기는 쉽지만

심리적으로 상당히 불안하다.

다만 서스펜션은 이 충격을 제대로 흡수하고 있기에 위험할 정도는 아니다.

가벼운 차체덕인지 노면의 충격이 라이더에게 너무 정확히 전달되는 것이다.

심리적으로 상당히 불안감을 조성하게 됨으로, 제대로된 코너링을 할수가 없었다.

도로가 깨끗한 해금강 코너에서는 불안감 없는 깊은 뱅크가 가능했다.

오르막길이 많다보니 몸은 많이 피곤했지만 정말 재미있다.

가벼운 차체이긴 하지만 깊은 뱅크에서도 불안감은 없다.

다만, 코너링중 노면 상태가 좋지 못한곳을 지나게 된다면

바이크가 통통 거리며 튀기 때문에 상당히 불안해지게 된다.

피렐리제 MT75 타이어의 접지력이 우수했기 때문에,

코너링중 밀리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코너링중 실수로 rpm 을 제대로 높여주지 못한 경우가 있었는데

저 rpm 에서 워낙 힘이 없다보니 뒷타이어에 트랙션이 제대로 걸리지 않아

바이크가 휘청거렸는데 상당히 불안했다.

깊은 뱅크를 하려면 고회전을 유지해서 뒷바퀴에 트랙션을 잘 걸어줘야 한다.

이녀석의 다른 사항들에 대해서 간단히 얘기해보자면

우선 탠덤... 가능하긴 하지만 바이크에 무리가 많이 가니 권하고 싶지 않다.

필자의 경우 친구가 급한일이 있어서,

약 1분 동안 탠덤을 시켜본적이 있는데 (이것도 탠덤으로 처주나요?)

바이크에 무리가 갈듯해서 천천히 달렸지만

탠덤을 자주 시킬 사람이라면 RS50 은 절대 구입하지 말아야 겠다.

클러치도 혹사시켜야 하고, 엔진도 혹사시켜야 하며

가벼운 차체에 맡도록 설계된 리어서스펜션은 '푹' 하고 꺼져버린다.

그리고 전기계통에 대해서 말하겠다.

우선 이 녀석의 배터리가 3A 로 매우 용량이 작다.

국산 스쿠터와 용량이 같은 정도로, 라이트의 경우 시동을 키고

엔진을 돌려줘야지만 불이 들어오며, 엔진 회전이 어느정도 올라가야지만 불이 밝다

용량이 작다보니 시동이 잘 안걸려서 스타터 버튼을 계속 누르다 보면

쉽게 방전될수 있는데, 방전이 된다 하더라도 워낙 가벼워서

밀어서 거는것도 전혀 힘들지 않다.

이녀석을 타고 다니면서 자주 겪는 황당한 일에 대해서 몇마디 적겠다.

우선 경찰이 번호판이 없다고 자주 잡는데,

50cc 미만이라고 우겨도 절대로 믿지를 않는다.

그래서 필자의 경우 RS50 을 타고 다닐때, 잡지를 한장 찢어서

면허증과 함께 들고 다녔다.

만약 RS50 을 구입할 생각이 있다면, 잡지를 한장 찢어서 들고다닐것을 권한다.

그리고 두번째 황당한 경우...

RS50 의 라이트가 항시 점등식이다.

2차선 도로에서 앞차의 뒤에 80km/h 정도로 여유있게 달리고 있으면,

앞차들은 추월을 하라고 옆으로 비켜주면서 손을 흔들어 앞으로 가라고 한다.

이때 이 느낌은... 정말 황당하기도 하고 어의 없기도 하다.

알수없는 느낌이 온몸의 혈관속을 파고 다니며 간지럽히는것 같다.

아무래도 라이트를 키고 있기 때문에 추월할거란 표시로 알았나 보다.

80km/h 에서 비슷한 속도로 달리고 있는 앞차를 빨리 추월하는것은

사실상 RS50 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또 자주 겪은 황당한일...

신호대기시에 2스트로크 특성상 스내칭을 자주 해주게 되는데,

옆차들이 마치 자기와 경주라도 하자듯이 같이 스내칭을 한다.

그리고 신호가 바뀌면, 휠스핀까지 하면서 출발하는 차들...

나는 평소보다 오히려 더 천천히 출발한다...

그리고 혼자서 생각한다... '50cc 지롱~' -.-;;

쓸때없는 말이 더 많았지만, 간단히 RS50 에 대해서 정리하자면...

100% 취미를 위한 도구로서 활용한다면 정말 최상의 선택이다.

이건 라이더와의 일체화가 아니라, 바로 내 몸이 되버리는듯 한 조정감이다.

실용성으로 따지자면... 0점이다.

저 회전에서 힘이 없기 때문에 초보라면 시동을 꺼트리기 쉽상이고

rpm 을 살려주지 못하면 뒷차의 크락션 세례를 받아야 하며,

와인딩 로드에서도 회전을 높여주지 못하면

가벼운 차체는 쉽게 트랙션을 잃고 휘청거린다.

그리고 탠덤을 자주시켜야 하거나 시내에서 자주 다닐 라이더에게는

역시 0점 짜리 바이크이다.

시승도중 연비는 15~20km/l 정도 였으며, 오일도 꽤나 많이 먹기에

유지비용도 절대 적게 들지 않는다.

2스트로크에 대해서 잘 알고, 아기자기한 재미를 느낄 라이더라면

꼭 한번쯤 타보라고 권하고 싶다.

정말 재미있다.

라이더와의 일체화가 아니라, 바로 내 몸이 되어버리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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